얼마전 엄마네 집에 가서 찬장을 보는데

    정말 오랜된 컵들이 많았다.

    옛날에는 촌스러운 것 같아서 사용은 커녕 쳐다 보지도 않던 소품들이 었는데

    홈카페를 즐기면서 인건지, 나이를 점점 먹어서 인건지

    촌스러울 수 있는 옛날 것들도 왜 그렇게 예뻐보이는지 모르겠다.

     

    분명 부모님과 함께 어린아이처럼 살 때는 전혀 관심없던 엄마의 찬장속 오래된 그릇들. 

    나이를 먹고 내가 살림을 십년넘게 하다보니 엄마의 오래된 그릇이나 컵들도 너무나 예쁘고 소중하게 느껴진다.

    어쩌면 할머니가 썼을 수 도 있을 그런 컵을 보는데

    "엄마, 나 이 컵 가져도 되?"

    하고 물으니 엄마가 너무나 쿨하게 "어어 가져가져" 하는데

    이 오래된 컵이 어찌나 소중하고 예쁘던지..

     

    그렇게 내 집으로 데려오게된 엄마집 찬장속 빈티지 유리컵.

    홈카페를 즐기면서 이상하게 유리잔에 대해 욕심이 생겼는데 

    매번 새것을 사는 것은 즐기지 못했는데

    이렇게 오래된 유리잔도 촌스럽기보다 예쁘게 보인다.

     

    그래서 오늘은 소중하게 나의 물건이 된 꽃무늬 유리잔에 단팥라떼를 따뜻하게 만들어 먹었다.

     

    소중한 글라스에

    단팥라떼 파우더를 넣고 뜨겁게 끓인 물을 쪼르르 부어주었다.

    티스푼으로 단팥 파우더가 잘 풀어지도록 저어주었다.

    아주 오랜기간 빛도 안보고 찬장속에 있던 유리잔이

    내손에 너무 소중하고 예쁘게 변한 것 같아서 진짜 묘한 기분이 든다.

    요즘 내 갬성이 폭발 하는 시기인건가..

    꽃만봐도 눈물날 것 같고

    엄마네 집에서 가져온 예쁜 유리잔을 소중히 생각하면서

    마시는 차 한잔이 너무 행복하다.

     

    (술을 정말 먹지 않는데, 오늘 취중 포스팅, 하필 빈티지컵에 갬성가득 담고 홈카페 즐긴 사진...)

    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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